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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날씨가 좋지않다.

     가까운 곳은 보이지만 멀리있는 산봉우리들은 희미하게 보인다.

     월정사를 지나 전나무 숲길을 버스는 요리조리 상원사로 향한다. 예전에는 한참 걸었던 길이었는데..

     길은 눈이녹아 질퍽거리고 상원사주차장에서 등산화 끈을 묶을시간에 일행들은 모두 사라지고 만다..

     그들의 산 달리기는 시작되고 난 느긋하게 갈 사람 모두 보내고 천천히 북대사자암의 사층지붕이 그리워 발길을 옮긴다.

 

 

         * 산행일 : 2009년 2월 7일 10:30 ~ 15:00

         * 산행길 : 상원사 ~ 중대사자암 ~ 적멸보궁 ~ 비로봉 ~ 상왕봉 ~ 446번지방도 ~ 상원사

 

 

  

#1. 산행내내 조망이 안트인다..

조망이 있는 지점은 멀리있는 산은 거의 보지 못하는 뿌연 연무로 덮혀있고..

짧은 시간이지만 동대산으로 향하는 백두대간이 잘 보이는 곳에서 그나마 오대산의 장대함을 보았을까..

 

 

 

 

 

#2. 山이 거기에 있기때문에 찾는다는 평범한 진리의 말은 요사이 통용되는 말과는 거리가 멀고

주말이면 누구나 할 것없이 남녀노소 구분없이 찾는 곳이 산 인 것 같다.

     평창 오대산은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명산중의 명산이며 군대시절 구룡령에서 오대산까지 종주하고는 처음 찾는 곳이기도 하다.
     한강기맥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는 오대산은 최고봉인 비로봉을 비롯

다섯봉우리가 동서남북으로 펼쳐져 있고 그 품에 상원사가 자리잡고 있다.

     탄허스님이 주지로 있었던 시절이 그리우며 고교시절 국어선생님이 하신 말 상원사에 가면 무엇보다 해우소는 꼭 보란 말을 하셨는데

     오늘 산행은 상원사 경내는 통과하는 불찰을 저질렀으니 어찌할꼬.

 

 

 

 

 

#3. 바위에 금박으로 오대산 상원사가 문수성지라 각인시켜 놓고 있다..

이왕하려면 멋지게 만들지 좀 그렇다..

 

 

 

 

 

#4. 상원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하는 꾼들은 넓은 길을 꽉 매우고 전나무 숲길을 부지런히 오르기 시작한다.

     저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있으니 오늘 산행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걸리겠구나 하는 마음가짐과

맘 속으로 산신령님한테 산에 들어왔습니다 라는 말을 전하고는 부지런히 사람들 뒤를 따른다.

 

 

 

 

 

#5. 적멸보궁을 향하여 오르는 코스를 사실 나는 중대사자암 4층 지붕을 보고파서 결정을 했다.

     사층누각의 처마의 線이 새롭게 단청을 한 선명함보다는 눈빛속에 푸름이 강렬하게 빛나는 색채감에 반했다고 할까?

     등산객들로 인하여 좁은 경내는 북적대지만 난 저 사층누각에 매료가 되어 순간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으니...

 

 

 

 

 

#6. 사자암에서 보는 오대산 사면은 전나무의 푸름과 그 사이로 잔설들의 흰색 어우러짐이 멋지게 다가온다.

     풍경소리보다는 등산객들의 발자국 소리가 더 많이 들리고 산새소리보다는 스틱찍는 소리가 더 들리고 있으니

修道를 하는 암자이기 보다는 등산객들이 잠시 들리는 휴게소 비슷한 곳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 못내 아쉬움이 드는 곳이기도 하다.

 

 

 

 

 

#7. 위에서 바라보는 처마보습이 확실하게 보인다.

     내가 사진을직고 있을때도 많은 사람들이 내 앞을 지나가고 있다.

     그들은 아름다운 장면보다는 오로지 정상을 향하여 Go Go 하고 있으니 멋 보다는 오로지 경쟁만 있는 듯이 보인다.

     山이 체력 훈련장인가?

 

 

 

 

 

#8.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도량이지만 모든 건축물들은 오래된 멋이 없다.

오대산의 다섯 암자중 가장 규모가 있는 중대사자암이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산사의 고요한 암자개념이 아닌

너무 세속에 물든 약간은 아쉬움이 짙게 배어나오는 건축물과 석조물의 집합체인 듯..

 

 

 

 

 

#9. 숨가쁘게 올라왔을까??

사람들이 한쪽 방향으로 거의 간다..

적멸보궁.. 대한민국에서 가장 멋진 터 중 한 곳이란다..

 

 

 

 

 

#10.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명당자리 중의 한 곳이고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곳이다.

     암자 앞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합장을 하고 배례를 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다.

     영험이 있는 곳이나 난 죄 많은 중생이라 안 보다는 화려한 단청사이로 보이는 현판이 더 눈에 들어오고 있으니...

 

 

 

 

 

#11. 슬그머니 적멸보궁 암자 뒤로 돌아가 본다.

     무언가 신비하게 다가옴을 느낀다. 저기 어딘가에 부처님 진신사리가 뭍혀있다고 하는데 보기만 해도

선뜻 가까이 하기에는 꺼림이 오 듯 조용히 자리를 떠난다.

 

 

 

 

 

#12. 아이젠을 차고 본격적인 산행을 한다.

     등산로는 사람들이 다녔지만 눈이 꽤 있어 미끄럽다.

     올라갈 수록 산 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간간히 불어오는 칼 바람은 눈을 날려 온통 순간 흰색으로 바꾸어 버린다.

     산 사면의 나무들도 가깝게는 어둡게 멀리 갈수록 희미하게 보인다. 그 너머는 온통 뿌연 그 자체..

 

 

 

 

 

#13. 전나무 숲사이로 나 혼자 눈길을 간다.

     보드득 눈 밟히는 소리가 정적을 순간 순간 깨준다.

     어떡하다보니 나 혼자 눈길을 밟고 가는 것이 아닌가? 아까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그러나 이러한 나만의 산행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으니!!

 

 

 

 

 

#14. 세월을 못 이겨 무너져 버린 나무둥걸들이 이곳 저곳에 보인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누구의 손도 거치지 않고 그들은 그렇게 버려지듯이 기우뚱한채로 영겁의 세월속으로 빠져든다.

     난 저 모습을 보면서 짧은 우리의 아웅다웅하는 삶을 생각한다.

     멋드러짐과 싱싱함은 모두 짧은 시간이고 그 뒤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더 긴 시간이겠지만

우리의 모습은 짧은시간속에도 경쟁을 해야한다.

     나를 계속 지나가는 등산인들은 이 곳에서도 경쟁이다.

     산을 오름에 있어서도 남들보다 뒤쳐지면 도태된다고 생각을 하는 걸까?

 

 

 

 

 

#15. 비로봉 정상이다.. 근데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정상석 하나 올바르게 찍을 수 없다.

     올라왔으니 증거를 남겨두어야 한다나... 사진을 찍기위해서 대기중인 사람들이다.

     단체사진 한방.. 개인사진 한방... 그저 나는 멀리서 그들이 경쟁을 하듯 산에와서 정상에서 하는 일 들을 바라본다.

     악간은 씁쓰레 한 미소를 지으며..

 

 

 

 

 

#16. 비로봉 정상에서 상왕봉으로 향하는 길은 평탄하게 오르막과 내리막이 지속되는 평탄한 길이다.

     순간순간마다 햇살이 비추어 주변을 밝기를 조절해 주는 듯 하지만 서쪽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걷는 속도도 더욱 지체하게 만든다.

     어쩌다 부부인 듯한 산꾼의 뒤를 따라가게 되었는데 두 사람의 정겨움이 

오대산 능선의 칼바람을 짧게나마 훈훈함으로 덮혀주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든다.

 

 

 

 

 

#17. 보이는 나무들마다 곧게 솟아 있는 것들이 없다.

     바람의 세기대문인지 모두 누워버렸고 힘없는 나무가지들은 꺽여 저연속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으면서도

내 눈에 띄인 꽤 오래된 나무 한 그루...

     세월의 진한 흔적이 기둥에 새겨져 있고 그것은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고 있으니 그 옆을 지나치기에는 아쉽다..

 

 

 

 

 

#18. 상왕봉 둥그스럼한 봉우리가 저 멀리에 보인다.

     순간 맑게 개인 파란빛의 하늘이 나타났으나 아주 짧은 시간..

     능선 좌우로 펼쳐지는 장쾌함은 보지를 못하고 뿌연 안개속이다.

     상왕봉 봉우리를 보는 것 조차 행운이다. 그만큼 오늘 날씨는 산행하기에는 아주 괴로운 날씨이다..

 

 

 

 

 

#19. 상왕봉 정상 표지판..

이 곳에서 바라보는 설악 서북능선의 모습이 멋진데 오늘은 전혀 안보인다.

 

 

 

 

 

#20. 나무가지 사이로 명개리로 넘어가는 도로가 보이고 그 뒤로 보이는 긴 능선이 아마 대간능선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저 곳이 화창하게뚜렷하게 보여야만 오늘 산행의 최고 묘미인데...

     오늘은 저런 모습으로 보는 것도 행운이다. 순간순간 변하는 산 날씨는 나의 바램을 기다려 주지는 않으니까.

 

 

 

 

 

#21. 저멀리 동대산 능선을 본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백두대간 능선이다.

     흰눈으로 덮혀있는 저 모습이 나 한테 보인것도 행운이다. 그만큼 오늘 날씨는 변화무쌍하여 종 잡을 수 없다.

     나도 이 장면을 찍고 돌아서니까 저 장면이 뿌연 안개속에 잠겨들었으니 말이다.

 

 

 

 

 

#22. 능선에서 벗어나 지방도(임도)에 다다른다..

 

 

 

 

 

#23. 임도길이 지겨워 살그머니 좌측 지름길로 향하면 길은 구불구불 능선을 내리막이 지속되고..

어느시점에 오면 가파르게 경사면을 타고 내려와야 하는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

 

 

 

 

 

#24. 어렵게 살그머니 벗어나면 임도길..

 

 

 

 

 

#25. 계곡 사이로 보이는 비로봉으로 짐작되는 봉우리를 쳐다본다.

     햇살만 약간 강하고 날씨만 쾌청하였더라면 멋진 그림이 나올법한 구도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산 사면에 짙게 투영되는 전나무 그림자들이 내 맘을 알아주듯 더욱 짙게 색감을 보여준다.

 

 

 

 

 

#26. 넓직한 임도를 따라 내려오는 발길은 먼저 내려간 수많은 사람들의 뒤를 따른다.

     아마 이 길이 상원사를 통하여 명개리로 넘어가는 지방도 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등산인들의 하산길로 이용되고 있으니. 옆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산행은 어떠했느냐고 묻는 듯 하다.

     돌이켜 보면 오늘 산행은 보통이라 하고 싶다.

     산을 올랐을때 누구나 최고의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하면 그건 행운아다.

     거의 못 볼 확률이 많다.

     그러고 보면 오늘 산행이 오대산의 가장 일상적인 겨울산행이 아니었을까?

     산에는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고 거기에서 보내주는 자연의 아름다움만 가득한고 사회로 돌아가면 되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원하고

     기대하고 있는것에 실망 또한 많이 하는 것이 아닐까? 나 또한 거기에 속한다.

     이런저런 맘에 있는 넉두리를 하다보니까 저 멀리 상원사 주차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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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와 지도 한 장 들고 오늘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