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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기억이다.

       80년대 후반이었나 가리왕산 하산길에 분명 길을 똑바로 알고 갔는데 끊없는 임도길에서 길을 헤매 엉뚱한 방향으로 하산한 적이 있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이해를 못한다.

       왜 그 길로 향했는지 분명 가는 길은 맞았느데 무엇에 홀렸는지 반대방향으로 내려왔을때 당황은 다시 날머리로 향하여 하는

       엄청난 시간의 흐름을 자초한 오래전 기억이 있었던 가리왕산이다..

       한참 시간이 흘러 다시금 찾아보는 가리왕산은 그때의 모습과는 틀린 후덕한 마음으로 날 반기고 있다.

 

 

 

          * 산행일 : 2009년 2월 10일  10:40 ~ 16:50

          * 산행80길 : 물레방아휴계소 ~ 장목구이골 ~ 임도 ~ 정상삼거리 ~ 정상(상봉) ~ 중봉 ~ 오잠동임도 ~ 숙암리

 

 

 

#1. 대한민국 산에서 오르고 싶은 산중 다섯번째 안에 드는 곳..

서론에서 언급하였 듯 오래전 기억들이 산을 오르며 오버랩 되면서 혼자서 웃음을 짓곤 한다.

산 정상의 케른과 정상석,, 모두 그대로다.

 

 

 

 

 

#2. 산행 들머리는 장목구이골..

상징물인 물레방아는 꽁꽁 얼어붙어 멈춰있다..

가리왕산을 쉽게 오를 수 있는 것두 나 한테는 신기할 따름이다..

 

 

 

 

 

#3. 등로는 처음에는 계곡 옆으로 완만하게 오름길을 지속한다.

 

 

 

 

 

#4. 워낙 산세가 큰 산이기때문에 나의 상식으로는 단일 산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엄청나게 크고 높은 산이다.

     강원도 오지인 정선의 珍山이며 최고봉이다.

     그러기에 등산로는 끊임없이 오르막만 지속된다.

그 중간지점에 임도가 있는데 임도 사면에는 나무들 사이로 흰눈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곳 높이를 짐작할 수 있다.

 

 

 

 

 

#5. 임도를 지나면 계속 정상을 향한 오르막이 지속된다.

     내리막은 조금도 없다. 끊임없는 오르막은 오르고자 하는 사람의 의지를 하나 둘씩 꺽어버린다.

     체력은 고갈되고 점점 처지는 발걸음들...

 

 

 

 

 

#6. 가끔식은 제 무게에 못이겨 生을 마감한 나무들이 묘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지 흰 눈속에 두 동강이 난 나무의 모습은 오래되었는지 메말라가고 있고

어느시점에는 자연속에 동화가 될 듯 싶다.

 

 

 

 

 

#7. 힘들게 올라왔는데 막상 오르니 허무함이 밀려온다..

기대하였는데 아~~~

 

 

 

 

 

#8. 정상은 눈에 익은 케른과 대리석의 정상석은 십여년전과 같았지만 주변의 통신시설이 있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

     배낭을 케른에 기대놓고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나의 기대는 무참히 깨지고 정상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주변 풍경은 고사하고 뿌연 안개때문에 뿌연함만 보고 있으니 어찌하랴!!!

 

 

 

 

 

#9. 누군가 생을 마감한 나무에 바위를 쌓아 조그마한 케른을 만들었다.

     메마른 나무의 모습이 가리왕산 정상의 세찬 바람때문인지 나무 표면이 반질반질 하다.

     정상의 모습은 멋진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그 장쾌함을 못보고 하산을 해야하니 발길이 안 떨어진다.

 

 

 

 

 

#10. 중봉으로 향하는 길 옆에 거대한 굴참나무가 반기고..

 

 

 

 

 

#11. 전나무 인지 헷깔리지만 몇 그루가 흰눈속에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다.

     헐벗어 가지만 앙상하게 내 놓은 나무들보다는 고상한 모습으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멀리 보이는 가리왕산 주능선의 모습이 뒤로 아스라히 보인다. 저곳이 내가 갈 길이다.

 

 

 

 

 

#12. 風霜에 찌든 나무를 역광으로 보니까 뿌옇게 안개낀 배경속으로 음산하게 검은색으로 비추어진다.

     어딘가모르게 생동감이 없는 봄의 기운은 멀리있는 것 같은 아직도 어둠의 그림자속에

잠식되어 있는 기운이 배어나옴이 느껴진다.

 

 

 

 

 

#13. 앞으로 가야할 길에 조그마한 봉우리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중봉으로 향하는 길은 이런 모양의 완만한 내리막 길이다.

     일행들의 발 걸음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나는 왜 자꾸 아쉬움만 남긴체 뒤돌아 보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14. 거대한 나무 기둥의 굴곡을 볼 때 세월이란 단어가 절로 나온다.

 

 

 

 

 

#15. 산은 우뚝 솟은 전나무 뒤로 자신의 모습을 조금 비추어 주었다가 사라져 버린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묘한 자연의 혜택인가?

짧은 시간은 안개를 살짝 벗겨주고 햇살을 반짝여주지만 끝내 활짝 보여줌은 없었다.

 

 

 

 

 

#16. 중봉은 두개의 돌 탑이 있고 오장동 숙암분교 하산길과 어은리 임도를 통한 휴양림쪽으로 하산길이 갈라진다.

     나는 오장동쪽으로 길을 간다. 이제부터는 내리막만 남아있다.

 

 

 

 

 

#17. 참나무 한 그루 부서짐이 주변 나무가지들과 엉겨 있는 모습이 을씨년스럽게 보여진다.

     푸름, 헐벗음, 메마름이 뒤죽박죽 되어있는 모습이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세상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 싶다.

 

 

 

 

 

 #17. 오잠동 임도 주변에는 흰색의 자작나무 인가?

     눈밭에 서 있는 모습이 시베리아 자작나무 숲 같은 묘함이 전해져 온다.

     임도를 지나 긴 내리막은 생각보다는 길이 좋다. 그러나 끝부분에 와서는 생각지 못한 암릉길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18. 낙옆송의 곧음이 아름답게 보여진다고나 할까?

     직선의 미학이라 할까?

짙은 갈색의 낙엽송은 자연의 산물이 아닌 인간에 의한 조림사업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

냄새가 나는 것이 조금은 아쉬움이라 할까.

     아무튼 보는 사람으로는 깊은 산골에서 이러함을 볼 수 있는 것도 행운일 듯 싶다.

 

 

 

 

 

#19. 하산길은 막바지에 이른다.

     얼마나 내려왔는지는 모르지만 소나무의 녹색과 멀리 보이는 山勢의 모습들이 주변 풍경과 멋지게 매치된다.

     뷰파인더에 들어오는 빛의 양들이 알맞게 느껴지는 것이 비추어지는 사물의 모습으로 환하게 다가온다.

 

 

 

 

 

#20. 빛내림이 가는 산꾼들의 앞을 내려준다.

산골의 어둠은 곧이어 찾아온다. 발걸음이 빨라진다.

 

 

 

 

 

#21. 저 길을 걷고 싶다.

     오지의 길은 언제나 멋지다.

나한테 시간의 여유가 충분하게 있다면 한번쯤은 천천히 저런 길을 동행할 수 있는 사람과 같이 걷고싶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고 자연의 내음을 짙게 맡으면서 말이다.

 

 

 

 

 

#22. 아스라히 저 밑으로 임도의 끝부분이 보여진다.

     그러고 보면 아직도 내려가야 할 길은 멀다.

     암릉지대는 가파르게 내리막으로 변해 무릎이 욱씬거리기 시작한다.

 

 

 

 

 

#23. 문득 뒤돌아 보았을때 잘 가라는 손짓인가?

     하얀 빛 사이로 정상의 모습이 비추어 지는 것이 저 멀리 라인속에 보인다..

     저 곳에서 왔구나 하는 생각은 꽤 먼 걸음을 하였구나..

이제는 정말 저 모습을 볼 수가 없겠구나 하는 마음속 한 구석 아쉬움이 쌓인다.

 

 

 

 

 

#24. 저기 보이는 능선이 가리왕산 마지막 능선이고 너덜지대 비탈로 내려옴이 가리왕산 산행의 종지부를 찍는 곳이다.

     힘들었다.. 십여년전의 기억보다는 어쩐지 산을 내려와서 느끼는 뿌듯함은 없고

자꾸 뒤돌아 보게 만드는 묘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가리왕산!!!

     그토록 열망하고 찾아 본 곳은 기대에는 못 미친 결과이지만 그래도

가슴속에 남 겨진 것은 말로 못하는 무언의 잠재적인 것이 있었으니..

 

 

 

 

 

#25. 이제는 폐교가 된 숙암분교이다.

     난 이 학교를 볼때 아마 저곳에서 배웠던 학생들 모습을 상상 해 본다.

     물론 도회지에 있는 학생들보다 물질적, 질적으로는 배움의 여건이 안 좋았지만 자연의 혜택은 최고가 아니었을까?

     우뚝 솟아 학교를 감싸안고 있는 정선의 산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해야만 한다. 하산길에 보는 이름모를 학교가 아니라 저런 모습으로 버러져 있는 학교들이 많다는 사실..

     너도 나도 도회지 큰 고장으로 떠나면 이 곳은 자연속에 뭍히게 되고 산행의 종점이 된 지명으로만 남겨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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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와 지도 한 장 들고 오늘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