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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깊은 산 속으로 영동선은 접어든다.

경북 북부 봉화지방에서도 험한 곳으로 향하는 선로는 조그마한 역에서 숨 한번 돌리는데

그곳이 녹동역이다.

 

 

#1. 조금씩 경사를 오른 선로는 노루재 밑에 있는 녹동이라는 곳에서 깊은 산 내음속으로 점점 다가간다.

     본격적인 산골 풍경을 기대하고 찾아갔을 때 녹동역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채 이방인의 발길을 거부했다.

     물론 인심좋게 들어갈 길은 마련해 둔 채였지만.

     따스한 햇살은 조용한 간이역의 평온함을 일깨워 주고 있고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만 생존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다.

 

 

 

 

 

#2. 1965년 역사를 신축 보통역을 개시했지만 지금 현 역사는 그때 지은 역 같지는 않고

다만 승강장, 행선지판 등 과거 녹동역과 같이 일상을 한 것 같다.

     모든 열차가 통과하는 곳이고 초겨울이라 주변색 또한 바랜 갈색을 입고 있다.

 

 

 

 

 

#3. 행선지판도 초창기 때 것인 양철판 행선지이다.

    색상도 바래 이제는 희미하게 다음 역을 보여주지만 승강장 위에 서 있는 모습이 세월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4. 춘양역 방향..

     자세하게 선로를 보면 숲을뚫고 점점 오르막을 오르고 있는 것을 알 수있다.

     멀리보이는 숲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이제는 활옆수림이 아닌 어느정도 고도가 있는 침옆수림 분포도가 많아진다.

     초겨울인데도 녹음이 짙은 색깔이 많아진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난 또한 이런 멋짐을 즐기는 행운을 가질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것을 찾으러 이곳까지 왔지만..

 

 

 

 

 

#5. 오래된 승강장 위에는 모래와 풀이 돋아나 있다.

물론 겨우사리를 하느라고 말라서 있지만 울타리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관목들도 모두 색이 황갈색으로 바뀌어 버린것은 오래전이다.

     멀리보이는 신호기의 붉은빛이 열차의 유무를 가려주고 잠시 춘양방면으로 펼쳐지는 멋진 정경때문에

깊은 심호흡을 하여  맑은 공기를 폐속에 스며들게 만든다.

 

 

 

 

 

#6. 임기 방향..

     주변의 풍경이 얼마나 고즈넉한지는 직접 가보지 않고는 모른다.

     영동선 선로답지 않게 직선이지만 고도를 높이는 것이 아직도 한참 올라야 하는 여정인가 보다.

     내가 생각에는 아직도 갈 길은 까마득하고 반도 못 올라온 터라 조금이라도 직선코스가 나오면 숨을 한 번 돌려야 하는  곳이 아니겠는가?

 

 

 

 

 

#7. 임기 방향 신호기가 녹색불빛이 들어오고 잠시후에 중련의 구형 전기기관차가 통과한다.

     단 두량의 기관차만 전기기관차의 특유의 구동음을 내며 조용한 녹동역을 미끄러지듯이 빠져나간다.

     아마 저 열차는 앞에보이는 산세 앞에서 좌측으로 구비를 돌면 잠시후에 만나는 임기터널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곳부터는 도로도 높은 고갯길을 향하여 간다. 현동방면으로는 노루재가 앞에 버티고 있고 임기쪽에는 방고개가 있다.

     이제는 깊은 산속.. 점점 인적이 드문 곳으로 선로는 다가간다..

     영동선을 여행하는 발길도 점점 흥미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그만큼 내가 원하는 것들이 앞에 펼쳐지고 그것을 즐길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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