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암 삼층석탑은 동화사 서쪽 언덕에 자리잡은 비로암의 대적광전 앞뜰에 세워져 있는 3층 석탑으로, 1층 탑신에서 나온
사리호(舍利壺, 사리를 담는 그릇)에 새겨진 명문(銘文)에 ‘통일신라 경문왕 3년(863)에 민애왕의 명복을 빌고자 이 탑을 세웠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이 탑이 민애왕(閔哀王,817~839)의 원탑(願塔)임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 탑이 세워질 때 심지(心地) 대사는 동화사에 머물며 전지대덕(專知大德)으로 원탑 건립에 참여하였다.
헌덕왕(809~825)의 아들인 심지는 민애왕 김명(金明)과는 사촌 형제지간이다. 또한 이 탑을 발원한 경문왕(861~874)은 민애왕에게 죽임을 당한
희강왕의 손자로, 분열된 진골 귀족을 화합시키고자 민애왕의 원탑을 이곳에 세웠던 것이다.
탑은 다듬은 긴 돌로 널찍하게 탑 구획을 두르고, 상ㆍ하 2단의 기단 위에 삼층의 탑을 쌓았다. 하층 기단 윗면에 돌출된 굽 모양 괴임대는
대적광전의 비로자나불 중대석받침과 수법에서 유사하다.
기단의 각 층에는 네 면마다 모서리와 가운데에 기둥 모양의 조각을 새겼다. 탑신의 몸돌과 지붕돌은 각기 한 돌로 이루어져 있고,
몸돌에는 모서리마다 기둥을 본뜬 조각을 두었다. 지붕돌은 밑면의 받침수가 층마다 4단이며, 처마는 곱게 뻗어 나가다가 네 귀퉁이에서 살짝 들려 있다.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으로 노반(露盤, 머리장식받침)과 복발(覆鉢, 엎어놓은 그릇모양의 장식), 보주(寶珠, 연꽃봉오리 모양의 장식)가 차례로 올려져 있다.
각 기단 위에 괴임을 여러 개 둔다거나, 지붕돌 네 귀퉁이의 들린 정도가 크지 않은 점 등에서 통일신라 후기의 석탑양식을 따르고 있는 단정하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동화사 홈페이지 자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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