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못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장항선 기차역에 콘테이너가 저렇게 많이 쌓여 있다니..
전형적인 시골마을을 연상한 나는 새로운 삽교역의 내일을 본 듯...
#1.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 알려진 삽교..
수덕사의 모습을 딴 역사의 처마모습이 멋을 냈고 1922년에 문을 연 역이라고하니 장항선 초창기때 부터 있던 오래된 역이다.
역명도 삽교 ~ 수덕사 ~ 삽교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쳤고 충청도 구수한 사투리가 풍기는 역대합실에서
어르신들이 열차를 기다리는 풍경도 장항선의 오래된 모습들이다.
#2. 광천 외갓집에 갈 때 예산,삽교쯤 오면 열차에 탄 아줌마들의 ~유 가붙는 사투리가 열차안을 꽉 차고 거기에 홍익회 아저씨의 삶은
달걀 파는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는데 오래전의 기억으로만 되어있고 역을 찾았을 때 예전 느낌은 없었다.
안전과 보안상의 문제로 역 구내는 출입이 금지된다는 역무원의 말을 듣고 그들에게 더 이상 업무에 방해를 주고싶은 마음이 없었고
맞은편 콘테이너 야적장에 가니 마침 휴일이라 업무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어쩌면 역 구내에서 보는 일상적인 역 풍경보다 건너편에서 역을 보았을 때 더 낫다.
#3. 행선지 판도 화양과 오가는 사라지고 스티카를 붙여 바탕색과 확연하게 수정한것이 보이게끔 한 것이 눈에 거슬린다.
#4. 야적장에 쌓여있는 콘테이너들이 압박을 가하고 있다.
어쩌면 현 삽교역이 이곳때문에 사라지지는 않을지 모르겠다.
여객보다는 화물수송으로 연명을 하는 역이 많기 때문이고 거의 80여년이 넘는 시간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안타깝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의 바램이고 윗 사람들의 정책방향이 어떤식으로 결정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편의주의 행정방식으로
우리곁을 떠난 것들이 많기에 보존되어야 할 것은 자리에 있게끔 하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5. 오가 방향..
삽교역은 오래된 역 답게 승강장에 앙증맞은 맞이방도 있고 우측에 거대한 컨테이너 야적장만 없으면 아담한 시골역 수준에 딱 맞다.
세갈래로 뻗은 가로등의 모습은 장항선 역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형태이고 오래된 나무침목 등...
어쩌면 오래된 것들이 마지막을 암시하는 것 같고 변화를 거부한 것에 대한 예고같다.
#6. 화양 방향.
삽교역을 빠져나온 선로는 좌측으로 급 곡선을 이루며 건널목을 지나쳐 화양역으로 넓은 평야지대를 지나친다.
삭막한 기운이 넓은 평야지대에서 다가오고 마지막 겨우사리인가 울타리를 둘러싼 향나무 그루들도 사라져야 되는건가?
신선 삽교역이 이 곳에서 꽤 떨어진 곳에 건설이되기때문에 어느시점에서는 이주를 해야 하고 남는것은 사라져야 할 운명에 처 할 것이다.
화양으로 향하는 곡선의 멋도 없어지고 직선화 되는 획일적인 모습으로 주위의 풍경들이 바뀌겠지..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은 장항선 고유의 멋은 기억하지 못하고 고가위로 다니는 빠른속도로 지나치는 주변 풍경에 몰두하겠지.
#7. 건널목에서 새마을 열차가 역 구내로 진입하는 걸 보고 있다.
디젤기관차가 견인하는 새마을 열차인데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열차이다.
물론 임시열차 형태로 견인하는 것도 있지만 장항선에 하루 몇편 안되게 운행을 하고 있다.
새마을 열차를 이용하는 손님들은 꽤 되는듯 싶다.
#8. 삽교역을 떠난 새마을 열차는 요란한 구동음을 내며 오가역으로 향한다.
2007년 7월 ,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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