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겨울이면 화악을 보아야 하는 일상이 되어버린 즈음..
명지산에서 바라보는 화악산 그림이 궁금하여 상판리로 향한다...
일기예보에서는 분명 날씨가 눈발 조금 날리는 맑은 날씨가 된다고 하였거늘
상판리에 도착하였을때 눈발이 날리는 흐릿한 날씨였으니..
* 산행일 : 2012년 1월 26일 09:00 ~ 16:50
* 산행길 : 상판리 ~ 귀목고개 ~ 명지 3 2 1봉 ~ 명지 1 2 3 봉 ~ 아재비고개 ~ 상판리
#1. 이 장면을 보러 눈 덮힌 등로를 러셀하며 어렵게 찾아왔다.
약 이십여분동안 화악은 모든것을 짧게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짙은 눈 구름에 사라져버렸지만
경기의 頂點은 아름다우리만큼 장중하고 美의 극치를 선사해 주고 있다.
#2. 상판리에 도착하였을때 등산객 한명도 안보인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동네사람은 고사하고 살아 움직이는 사물 자체가 안보인다.
눈은 날리기 시작하고 귀목고개로 향하는 발걸음은 어딘가 모르게 처량맞다는 생각도 들고..
내 좋아서 하는 일이지 하는데도..
#3. 낙옆송 숲길을 지날 때 심호흡을 한다.
고요함속에 발자국 소리만 나고 있으니..
#4. 계곡길을 한참 오르다가 본격적인 귀목고개 오르막 시작이다..
등줄기에 땀이 배기 시작하고..
#5. 귀목고개에 올라섰을때 건너편에서 몰아치는 눈보라...
바람이 북서쪽에서 불어오고 있으니 상판리쪽은 눈이 별로 없었지만 반대쪽은 정반대였으니..
명지산 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6. 어느정도 오르자 헉!!!!
등로가 사라졌다..
분명 길은 분명한데 눈에 묻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불어대는 바람이 눈을 날려 길 자체를 덮혀버렸고 그곳을 밟자 허벅지까지 빠진다..
끔찍한...
이제 시작인데..
#7. 가끔씩 길 흔적은 나타난다..
눈이 덮히지 않는 곳..
명지 3봉으로 오르는 길은 등로가 사라졌다 나타났다 반복되며 흔적 찾기 바쁘다..
#8. 雪國으로 가는 계단을 반복하며..
#9. 줄이 있는 곳이 길이겠지 하는 맘속의 고마움..
#10. 3봉을 오르는 석문을 지나치는데 배낭이 걸려 꼼짝달싹 못한다..
몸과 배낭을 분리..
겨우 빠져나온다..
#11. 점점 오르면서 눈은 굵어지고 안개는 더욱 짙어간다.
우측으로 보여지는 연인산군의 장엄을 상상으로 나래를 펼치며 오르고 있다.
사실 맘뿐이지만 눈은 길 찾기 바쁘다..
눈에 덮혀 등로가 십여미터는 안보였고 오를수록 눈 깊이에따라 러셀하며 걷는 속도는 더 떨어진다.
#12. 명지3봉에 도착하였을때 전망대 바위는 아무것도 안보여 이따가 다시 돌아오기에 그냥 지나친다.
사실 3봉까지 와서 갈등이 많았다.
더 진행해야 되나!!
돌아가야 하나..
길 은 눈에 덮혀 거의 찾기가 불가능하고 눈과 바람 세기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었기에..
온 김에 2봉까지만 가자 하며 길을 재촉해 본다..
#13. 고역이다..
감각과 느낌 최대한 동원하여 진행하다가 나무계단 만나면 왜이리 고마운지..
저 곳 오르면 또다른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14. 3봉에서 이십여분이면 도착하는 곳인데도 벌써 1시간이 넘은듯 싶다.
2봉으로 향한다..
#15. 2봉에 도착하였지만 보이는건 없다..
눈과 바람..
그리고 간간히 부는 요란한 눈 바람!!!!
#16. 명지산 2봉 삼각점
일동 22 1983 재설 해발 1250.2m
#17. 2봉에서 백둔리로 향하는 길..
길 흔적은 있으나 발자국조차 없다..
#18. 2봉 갈림길에서 1봉을 볼 수 있는 조망처까지만 가자고 힘들게 등로를 만들며 간다.
2봉에서 1봉을 가자면 내리막 안부를 통하여 거친 오름질을 해야만 1봉에 오를수 있는데..
혹시나 했는데 바람은 거세어지고 간간히 비추어지는 햇살이 예사롭지 않다.
순간적이다..
짙은 구름들이 옅어지나 싶더니 산봉우리들이 나타나지 않는가?
1봉으로 가야겠다.
무슨수를 써서라도..
이 그림 한장때문에 1봉으로 향했지만..
#19. 고역이다!!!
햇살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거친 바람은 눈을 휘날리게 만들고..
길은 없고 아니 사라졌기에..
#20. 그러다가 저 1봉 모습을 보면 맘속의 조급함이 앞선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
1봉에 가서 화악을 보아야 한다는 생각!!!
등로는 안보이고...
이제 오르막만 남아있다..
#21. 또다시 긴 내리막!!!
#22. 사실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도 모르겠다.
빠지고, 넘어지고, 다행인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햇살의 강도가 강해진다는 점!!!
바람도 잠잠해지고..
1봉으로 다가간다..
#23. 그리고 보여지는 맘속의 기대!!!
화악!!!
순간적으로 맘속의 동요가 사라지는 순간!!!
고생하며 온 보람이 있구나..
#24. 사향능선 너머 애기봉으로 흘러내리는 화악 남릉..
그너머 화악응봉에서 촉대봉으로 이어지는 지맥길..
황홀의 연속!!
#25. 저 휘날림은 눈 보라일걸..
화악응봉..
#26. 화악 중봉과 정상 북봉..
셔터누르는 손가락까지 떨리게 만든다..
아니 손가락이 얼어붙어 감각이 없을 정도이니까.
정상부도 엄청난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7. 입에서는 연실 좋다 라는 중얼거림만 하고 있다.
수덕바위. 석룡은 화악을 향하여 사열을 하고 있고 그 골짜기가 조무락골이겠지..
정겨운 곳..
멀리서 바라보는 맛도 괜찮다..
#28. 애기고개에서 수덕산으로 향하는 줄기..
그너머 몽.가.북.계 환상적인 산마루가 희미한 윤곽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라!!!
너의 품에 안겨 찐하게 걸어야 하는 길이니까..
#29. 백둔봉으로 향하는 짙은 음영능선 너머 구나무산이 멋진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30. 명지 2봉과 3봉...
저 길을 눈과 사투를 하며 걸어왔는데..
돌아갈 길은 다행히 내 발자국이 남아있어 조금은 헤매지 않고 갈 수 있겠지..
아름답고 멋지다는 표현이 걸맞는 명지에서 느끼는 맘속의 희열이다.
#31. 명지산 1봉 정상 해발 1267.0m ..
#32. 약 이십여분 정상에서 있었나???
한북 국망봉 방향에서 짙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갑자기 날씨가 돌변한다..
가야할 시간이 된것 같다.
명지에서 이만큼 봤으니 하산하라는 암시일까?
갈림길을 향하다 보면 조망처가 한군데 있어 잠시 들려보면 걸어온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잘룩한 곳이 귀목고개, 귀목봉, 청계산으로 향하는 능선..
그리고는 눈보라 등에 맞으며 2봉으로 험난한 길을 걷는다.
#33. 분명 발자국이 있어야 되는데 불어대는 눈 바람은 몇시간전 발자국을 흔적조차 없애 버렸다.
다행인 것은 그나마 발자국 있는 곳이 보인다는 점..
또다른 고통의 시작이지만 맘속의 풍요로 가득차다.
2봉이 저기 보인다..
#34. 2봉 갈림길 지날때까지만 해도 눈 보라가 거세다..
3봉 근처에 도달할때 바람이 잠잠해지더니만 햇살이 잠깐 비춘다..
그리고 돌아볼 때보여지는 1봉의 멋드러짐..
좌측너머 희미하게나마 국망봉이 보인것 같은데 사진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35. 귀목봉과 아스라이 펼쳐지는 한북의 긴 산줄기들..
논남기마을로 향하는 임산골 깊은 골짜기
경기도 최고의 오지가 이곳이 아닐까?
#36. 눈의 깊이를 보여준다.
#37. 우여곡절 끝에 3봉 전망대 바위에 도착했다..
맘이 노인다..
이제서야 배낭을 푼다..
그리고 연인산을 바라본다..
산을 찾는자 만의 특권..
3봉에서 연인을 바라보는 맛은 명지를 찾는 이들의 최고의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다.
#38. 백둔리 너머 구나무산도 거대한 몸짓을 보여준다..
#39. 희미하게 나마 민둥산, 개이빨봉,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의 최고라인을 바라보기도 하고..
#40. 그리고 마지막으로 명지1봉을 향하여 오늘 잘보고 간다며 손짓을 하고 아제비고개 방향으로 하산길 재촉한다.
사실 명지산도 익근리쪽에서는 산을 잘 볼 수 없지만
3봉에서 바라보는 1봉의 모습 균형잡힌 멋진 사내라 할까?
#41. 3봉 바위전망대..
아래 바위 움푹진 곳이 잠시 쉬던 장소다..
날씨만 좋다면 환상적인 그림이 보이는 곳인데..
명지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이라면 명지 최고 조망포인트가 이곳이라는 것을....
#42. 3봉에서 아제비고개로 향하는 방화선 길은 다행히 눈이 쌓인편은 아니고 누군가 다녀갔는지 흔적이 남아있다.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3봉에서 귀목고개 능선이 막아주어 이곳은 눈이 많이 쌓여있지 않은 모양이다.
방화선이기에 눈이 그동안 쌓이지 않고 녹았는지도 모르겠고..
#43. 아재비고개롤 향하는 방화선길이 선명하게 보이고..
룰루랄라 고생한 보람이 있는지..
눈 바람 한점없는 찬 기운만 내 몸을 감싸고 있다.
#44. 운악산의 기운은 지는 햇살에 붉게 번지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시간이 꽤 흘렀구나 하는 생각..
#45. 저만치 아재비고개가 보인다..
직진은 연인
좌회전은 백둔리
우회전은 상판리..
그럼 난 당연히 우측으로..
#46. 지루한 고갯길 내리막에 잠시 귀목봉 뾰족한 봉우리 한번 바라보고..
#47. 계곡은 생각보다 길고 지루하다..
아재비고개에서 4km라고 하니..
거의 내려와서 지나온 길을 바라본다..
#48. 오늘 지나온 여정을 보여준다..
오를적에는 회색빛이었는데..
지금은 천연색으로 햇살이 활짝 비추고 있는데..
아쉬움이 들지만 명지에서의 하루는 고생한 보람이 가득한 맘속의 풍요 그 자체다..
#49. 상판리의 상징..
30분동안 명지의 진면목을 느꼈고..
그것이 산이 주는 혜택이라..
겨울 명지는 그렇게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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