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기차를 이용하는 손님이 없고 이익이 창출되지 않으면
가차없이 역은 폐역 수순을 밟는다.
외국의 시골역 들은 우리보다 훨씬 오래되었지만 이익에 관계없이 다니고 있는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아마 보다 더 많은 역 들이 그런 수순을 밟지 않을까???
#1. 어등역 찾아가는 길은 예천IC를 벗어나 예천 반대방향으로 가다보면 내성천 다리를 지나 좌측으로 영주가는 길로 가면된다.
동네 뒷편에 덩그라니 역사만 떨어진 것이 보이는데 가까이 갈 수록 담장도 하나 없는 누구나 통행이 가능한 역 구내가 보이고
색깔을 깨끗히 단장한 역사의 모습이 어딘가 쓸쓸하게만 보인다.
#2. 1966년 역이 문을 열고 2004년 역무원이 모두 떠나 간이역으로 변모했지만 예전부터 어등역은 나에게 무언의 암시를 내주곤 했다.
한번 찾아오라는 손짓으로 말이다. 아무도 없고 그저 조용함만 가득한 곳에 들어섰을 때 푸른 소나무 하나가 역 앞에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
이제는 거의 生을 다한 열차의 멈춤도 없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지켜주는 사람도 없는 이 곳에 그저 자리만 지키고 있을 뿐이다.
#3. 행선지판은 많은 역들이 사라진 것은 생락을 하고 그나마 역이 정차하는 큰 역만 나타내준다.
예전의 것이다 파란색으로 스티커만 부착을 한 상태였는데 어등역의 현실하고는 안 맞는다.
#4. 과거는 사라지고..
#5. 주본선의 선로만 반짝인다.
그러나 자세하게 보면 침목은 나무침목에다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것이 속도의 흐름과는 반비례인듯..
정겹게 느껴지는 이러함은 나만 느끼는 독특한 멋일까?
#6. 승강장 위에는 잡풀만 색이 바랜체 돋아나 있고 열차 6량의 정지표시도 승강장 풀속에 뭍히고 있는 모습이.
아련하게 보이지만 또한 이러한 현실이
되었다는 것에는 안타까움이 들지만 찾아온 사람한테는 왜 이런모습이 좋게 느껴질까? 느낌이 좋아서 일까?
#7. 보문역 방향..
어등역에서 보문, 미산으로 향하는 길은 내성천 변을 따라가는 아마 경북선에서 가장 멋진 길이 아닌가 싶다.
가보고 싶지만 예전 보문역에서 볼 때 선로의 곡선 등..멋진 촬영포인트도 있을것 같은데..
#8. 미룡 방향이다. 관목들이 눈에 들어온다.
역무원의 손길은 벌써 사라진지 오래이고 이제는 홀로서기 여파인지 둥그런 아름다움보다는 거칠은 모습으로 서 있는 모습이
옆에 색이 바래진 자갈과 그위에 놓여진 나무침목등이 내 눈에 정감을 준다.
#9.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 된것 같다. 언제 다시 올줄은 모르겠지만 다음에 올 때는 아마 다른모습으로 서 있지 않을까 싶다.
너무나 빠른 시간의 흐름은 정체되어 있는 것들을 빨리 변화 시켜버린다.
옛것을 남겨두고 보존해야 한다는 여유는 우리에게는 사라진지 오래다. 다만 그것이 나한테 이익이 되는 것은 남겠지만 전혀 상관이 없는
바려진 것들은 어느시점에 소멸시켜 버리는 것이 우리가 아닌가? 좀 오래된 것들은 남겨야 한다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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