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날 천등산에 가서 그토록 맘을 비울려고 하였건만 속세로 와서는 또다른 번민의 시작!!
왜????
라는 의문표는 점점 나를 옭아맸고 그럼 나혼자 가서 그 의문을 풀어보자 하는 맘의 갈구가 압박한다.
홀로 가는 산행 이보다 더 좋은 일도 없다.
몸에 배인 익숙한 터라 단양 해장국집에 가서 뜨뜻하게 뱃속 든든이 채워 놓고는 새밭으로 가
등산화 끈을 매고 산을 오른다..
* 산행일 : 2011년 1월31일 10:10 ~ 15:00
*산행길 : 새밭 ~ 늦은맥이재 ~ 대간갈림길 ~ 늦은맥이재 ~ 새밭
#1. 주릉에서 바라보는 봉화 문수산과 옥돌봉 줄기..
정기산행때 간 곳이지만 소백에서 맛보는 꿈같은 희열..
그러나 이러함은 모든것이 바람속에 사라져 가는 무모함인 것을 인식하는 것은 순간이었다.
#2. 새밭에서 비로봉 오르는 등로는 구제역때문에 통제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구제역이 이런 산골까지 퍼지는가 아니면 산행과 구제역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안타까운 현실이 이곳까지..
#3. 계곡에서 마주치는 소백의 찬 바람은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날이 많이 풀린다고 하는데 이곳까지는 아직..
그래두 며칠전 불어대는 그 같은 바람세기는 아니고 소백을 찾는 나그네한테 가벼운 인사치레라고 할까.
#4. 여의1곡을 통하여 비로봉으로 오르는 등로는 출입금지..
오래전에는 이 곳으로 비로봉을 많이 다녔을텐데..
이제는 탐방소를 거쳐 멋대가리 없는 긴 게곡을 올라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을 택해 오르고 있다.
#5. 저 멀리 소백 신선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주봉은 아마 저 뒤에 숨어있지만 마치 어서오라는 손짓을 하듯 발걸음을 재촉이게 만든다.
#6. 계곡수는 온통 얼었다.
얼음밑으로 물소리 조차 안들리는 동토의 계곡이다..
하기사 얼마나 추웠는가?
#7. 인간의 흔적조차 없다.
이곳까지 오르면서 사람구경을 못하고 혼자 오르고 있다.
늦은맥이재까지 1.5km 이제서부터 고도를 높히는 모양.. 계곡사이로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8. 낙옆송사이로 뽀드득 눈 밟는 소리내며 걸을때 맘 속의 고요..
큰 산에 나 혼자 있노라니 자연속에 동화되어지듯 가슴속이 청정으로 바뀌어 지는듯 하다.
심호흡을 길게하며 차디찬 공기를 흡입한다.
심장이 뻥뚫리는 기분!!
#9. 계곡위는 바람이 꽤 부는 모양..
나무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이 곳까지 들리고 가끔씩 휭하는 특유의 소백바람 소리까지 들린다.
저 위는 이곳과 다른 세상이 존재하듯..
고도를 높여감에 따라 긴장이 된다.
#10. 오래전에 다녔던 흔적은 나 있지만 발자국은 바람에 날려 보였다 안보였다를 반복한다.
제발 이러한 길이 신선봉까지 이어지기를..
#11. 소백 신선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계곡을 거의 벗어나는 지점 북쪽으로 조망이 트이면서 소백 신선 특유의 바위군이 버티고 있다.
가고자 하는 소백 신선봉과 바둑판은 저 뒷편에 있지만 그래도 거대한 저 모습을 보는 순간 맘속의 동요가 일어난다.
어서가자!!!
#12. 저 위가 늦은맥이 정상이다.
그러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많은 눈이 없고 얼음투성이다.
소백의 진정한 바람이 불어대고 있고 눈 바람이 나를 감싸기 시작한다.
적어도 소백을 오를때 느끼던 바람세기 하고는 비교도 안될정도 바람이 불어댄다.
#13. 길은 바람에 날려 사라져버리고 나무 사이 등로 흔적을 느낌으로 오르다 보니 대간 갈림길이 도착한다.
이곳에서 소백신선은 사면으로 등로가 있는데 출발점은 리본이 달려있지만 바람이 불기에 나무의 흔들림..
또한 나무의 가격!!
아픔도 모르고 진행한다..
#14. 현수막은 찢어질듯 펄럭인다.
사면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이상하리만큼 현수막을 지나자마자 사라지고 만다.
나무사이 흔적은 심한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는 바람에 그나마 찾을길이 없다.
이곳에서 조금 더 진행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래두 가고자 하는 갈증이 심하여 무모한 줄을 알면서도 진행을 한다.
#15. 어느 시점에 가니 사면으로는 도저히 갈 형편이 안되어 날등으로 올라 능선을 보고 갈 맘으로 능선으로 오른다.
능선에서 조망이 트이는 곳이 있어 주변을 살펴본다.
늦은맥이에서 상월봉으로 오르는 긴 능선과 저멀리 국망봉이 살그머니 모습을 보여준다.
#16. 비로봉도 수줍을 세라 모습을 보여주는데 바람이 너무 세 몸을 가누기도 힘든 여건이다.
#17. 아득함 속에 올라온 새밭이 저 아래 보이고 멀리 문수산 능선이 날 비웃듯 바라보고 있다.
힘든데 뭐하러 이곳까지 왔느냐고 묻는것만 같다.
능선을 따라 가는 길은 조금 수월하지만 바람은 가고자 하는 몸을 더욱 가로막고 있다.
#18. 소백 신선이 저 만치 보이건만 더 이상 가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몸에서 신호가 번지는 걸 느낀다.
무리하지 말라는 무언가의 맘속의 망설임이 나를 감싸기 시작한다.
하기사 최악이니..
길도 없구 나무와 바람만 공존하는 내 앞의 상황..
#19. 저 앞을 왕복해 본다..
혹시 하는 맘에 조금 더 진행해 보니 이상하게 소백 신선봉과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낀다.
희미하게나마 나무숲 사이로 흔적이 나 있는 것 같아 진행 해보니 길은 자꾸 우측으로 내리막으로 향한다..
아풀싸!!! 이 길은 대간길이 아닌가?
#20. 뒤돌아 오니 앞을 가로막고 있는 엄청난 눈더미!!!
아까 사면에서 날등으로 올라 능선길을 걸을때부터 길을 잘못 찾은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불어대는 바람에 착각을 일으켜 이제껏 대간길을 찾아 걷고 있었던 것이다.
부리나케 지나온 발자국을 찾으며 되돌아 간다.
벌써 내 발자국은 불어데는 바람에 흔적조차 사라지고 만다.
그러다 만난 저 눈더미..
#21. 어떤 정신으로 이 곳까지 왔는지도 모른다..
추위와 바람세기는 고사하고 그저 쉬운 말로 살기위해서 도망쳤다고나 할까?
늦은맥이에서 인증하고는 뒤도 안돌아보고 새밭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맞바람은 고개 내려갈때온 몸을 후려친다.
추위와 배고픔이 밀려오지만 어서 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내 달린다..
#22. 계곡 합수점에 도착 바람이 잠잠하고 그대서야 간단히 점심을 먹고 천천히 하산을 한다..
맘 속의 평온을 찾고 잠잠한 적막의 세상속으로 나를 내던진다.
낙옆송과 하늘빛을 비교하면서..
#23. 물방울은 얼음의 결정체로 아름답게 표현되고
저 얼음이 물로 바뀔려면 한참 시간이 흘러야겠지.
봄이 올 때까지일까??
#24. 계곡수의 고체화는 신비스러운 빛을 만들어 낸다.
그만큼 투명하리 만큼 자연이 빚어내는 청정함이겠지.
#25. 새밭교 부근에서 바라보는 엄한 저 아름다움들..
이 곳은 평화로움과 따스함이 존재하건만 저 위는 끔찍한 바람과 추위가 있는 곳..
兩面이 공존하는 곳..
그것을뼈저리게 느끼게 만든 곳..
소백신선은 아마 따스한 봄날에 다시금 오라는 손짓인것만 같다.
나또한 그것에 슨응해야 한다는 무언의 가르침에 고개를 숙여야 하는 가르침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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