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벽돌로 치장한 역은 아무도 없었다.
1950년 영업시작을 했으니 전통이 꽤 된 역인데 1994년 現 역사를 신축하고 신호장 역할을 하는
역무원이 근무를 안하는 곳으로 전락해 버렸다.
#1. 누가 들어올새라 역사 전체는 철조망으로 막혀있다.
다만 역사위에 있는 옛 역명판의 모습이 신축된 역사와는 어울리지 않게 옛스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겨울날 비추는 햇살은 간간히 싸늘함 속에 따스함을 느끼게 만들며 이제 모두 떠나버린 곳에 존재하는 관목들도
색을 바랜채로 다가오는 추운 겨울을 맞이 하는 것 같다.
#2. 영동선을 답사하기 위해서는 영주에서 봉화로 향하는 신 도로보다는 옛 구도로가 훨씬 편하다.
문단역도 신 도로 신암교차로에서 벗어나 교가 밑으로 선로와 똑같이 가다보면 조그마한 마을이 나오며 역을 표시하는 향나무 군락들이 보인다.
#3. 문단역 구내를 멀리서보면 우측 주본선 선로가 곧게 역 구내를 통과하는 게 보인다.
조그마한 간이역의 풍경..
초 겨울의 날씨는 쌀쌀하지만 나뭇잎들이 뒹구는 것 조차 멈추어 버린 구내는 짙은 황갈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4. 승강장 위에 홀로 서있는 옛 행선지판의 바탕은 오랜 세월의 흔적인지 색깔이 바래 어두운색으로 변색이 되어가고 있다.
#5. 봉화 방향.
역의 끄트머리에는 건널목이 있고 신호기의 불빛이 적색으로 된것으로 보아 열차가 오지 않는 것만 확실하다.
짙은 갈색의 색상들이 황량한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소리없는 간이역은 열차만 오기만 기다리고 있고
막상 오면 그냥 휭하니 통과하는데 기다림의 연속...
#6. 영주방향이다.
문단역의 승강장은 크기도 아담하다.
물론 선로의 분기와 만남이 되는 구간은 꽤 길지만 여객을 취급하는 승강장의 길이는 열차의 길이에 비례하기때문에 문단역의 승강장은
사실 열차가 거의 통과하는 곳이다. 그러기때문에 승강장이 큰 역할을 못하고 있고 다만 예전에 열차가 정차했을때의 모습 그대로이다.
햇살의 역광을 피할려고 하니까 색상이 어둡게 나온다. 아무도 없는 간이역에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오래된 기억이지만 청량리 영주경유 강릉가는 열차를 타고 가다보면 늦은 밤 문단역을 통과하게 되는데 어렸을때 역 밖을 쳐다보며 가로등의
불빛만 반짝이던게 기억이 난다. 그때는 문단역도 신호장이 아니고 어엿한 손님들이 있었던 보통역이었을게다.
#7. 승강장 위 풀들은 겨우살이를 하느라고 바싹 웅크려 내년의 따뜻함을 기다리고 있다.
주본선의 곧음이 시원스래 뚫려있고 멀리 보이는 준령들이 점점 선로를 위협하고 있다.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오라는 듯이 소리없는 주문을 멀리서 보내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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