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을 방문 할 때 시간에 쫒기면서 역 구내를 담는것이 일반적인데
광곡역에서는 분주함 보다는 빈 의자에 앉아 여유를 부린다..
플라타너스의 시원함, 앞 냇가의 물소리..
멋드러진 선로의 곡선..
광곡역이다..
#1. 두개의 빈 나무의자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그 옆의 간이역사.. 지붕이 있는 간이 승강장.. 모든것이 간이라는 말이 붙어야만 어울리는 것 같다.
그런데 저 반사경은 누구를 위해서 서 있는 것일까?
#2. 아무도 없는 역사의 문은 열려져 있다.
하루에 두번 정차한다는 열차의 시각은 멀었는데도 역사의 문은 열려져있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손님이라 찾아오는 이 없고 다만 썰렁한 공기만 잠시 멈추었다가 가곤 하는 곳이다.
#3. 행선지 판과 반사경의 보습이 묘하게 서 있다.
행선지판 좌측 상단부에 한국철도의 옛 마크가 있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벌써 사라져야 할 것인데 어찌 남아있을가? 하는 의문점만???
#4. 보성역 방향..
평범함 농촌길 약간 S라인을 그리며 사라진다..
멀리서 열차오는 소리와 건널목의 땡땡거리는 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승강장에 남아있는 시골 아낙들의 보따리 들면서 열차를 맞이하는 상상을 해 본다..
상상만 가능한 곳이다. 열차보기가 정말 어려운 곳이니까..
#5. 명봉역 방향..
승강장의 블록도 오래되어 모서리부분은 군데군데 파손이 되어 콘크리트로 땜빵을 해 버렸다.
이런 시골 간이역에는 번듯한 승강장을 만들어 주지는 않겠지..
아니 새 승강장보다는 저런 모습이 이 곳은 더 어울린다..
#6. 나는 광곡역에 올 때부터 플라타너스에서 뿜어나오는 묘한 향기를 맛고있다.
비 온 뒤라서인지 짙은 나무내음이 너무 좋다.
#7. 보성에서 광곡으로 가는 길은 남도지방 초행길의 나그네로서는 쉽지가 않았다.
혹시나 몰라 그저 선로와 거의 동행을 하다시피하여 도착한 그곳은 조그마한 마을이고 앞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약간 언덕위로는 선로가 구비를 돌며
지나가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었다. 그곳에 플라타너스 나무가 짙게 푸르름을 자랑하는 역이 있느니 광곡역이다.
역사하나 번듯하게 없는 옛 철도청 마크가 선명한 행선지판이 있어 이곳이 역이라는 것을 표시해 주고 있고 어렵게 찾은 조그마한 역은
어서오라는 듯이 손짓을 해 준다.
#8. 생각 같아서는 저 곳에 뛰어들고 싶다.
후덕지겁한 날씨는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발이나 한번 담그고 싶은데..
유혹은 한다. 잠시라도 좋으니 왔다가라고?
어쩌랴..
자꾸 뒤돌아보게 만든다.. 갈 길이 먼데..
20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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