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돈사터에 남아 있던 고려 전기의 승려 원공국사의 사리탑으로, 일제시대에 일본사람의 집에 소장되고 있던 것을 1948년 경복궁으로 옮겨 왔으며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 경내에 있다.
현재 탑은 바닥돌이 없이 바로 기단(基壇)이 시작되고 있다.
세 개의 받침돌로 이루어진 기단은 각 부분이 8각으로 아래받침돌은 각 면마다 안상(眼象)을 새긴 후 그 안에 꽃 모양의 무늬를 두었다.
가운데받침돌은 아래·위에 테를 돌리고 안상 안에 8부신중(八部神衆)을 새겼다. 윗받침돌에는 활짝 핀 연꽃잎을 2중으로 돌려 새겼다.
8각을 이루고 있는 탑신(塔身)의 몸돌은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의 조각을 두었는데 여덟 곳의 기둥마다 꽃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각 면에는 앞뒤 양면에 문 모양과 자물쇠 모양을, 좌우 양 면에는 창문 모양을, 그리고 남은 네 면에는 4천왕입상(四天王立像)을 새겼다.
지붕돌 역시 8각으로 몸돌과 닿는 곳에 4단의 받침을 표현하고 그 위에 서까래를 모방하여 새겼다.
처마는 얇고, 여덟 귀퉁이에는 치켜올림이 뚜렷하며, 낙수면에 새겨진 기와골 조각은 처마에 이르러 막새기와의 모양까지 표현해 놓아
목조 건축의 지붕 모습을 충실히 본떴다. 꼭대기에는 8각형의 보개(寶蓋:지붕모양의 장식)가 얹혀 있다.
탑비의 건립은 ‘태평을축추칠월(太平乙丑秋七月)’로 되어 있는데, 이는 고려 현종 16년(1025)에 해당하므로 이 사리탑도 그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 전기의 대표적인 8각 사리탑으로 모양이 단정하고 아담한 통일신라 부도의 양식을 이어받아 조형의 비례가 좋고 중후한 품격을 풍기며
전체에 흐르는 조각이 장엄하여 한층 화려하게 보인다.
문화재청 자료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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