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아낙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잡초만 무성한 장항선 신창역(新昌驛)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사라져 버린 장항선 옛 철도..
열차가 사라지자 그에따른 기차역도 저절로 사라지고 허물어지고...
시간에 따라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개발의 틀에 뭍혀버린 곳이 꽤 많다.
신창역도 일치감치 모든것이 정지해 버린 곳이었지만..
#1. 신창역사이다. 1971년에 지어진 모습이다. 전형적인 장항선 옛날모습의 역사모습이다.
오래전에 페역이 된 것처럼 주변의 모습이 날씨처럼 을씨년스럽게 다가온다.
어렸을때 외갓집에 다닐때까지만 해도 저 곳에서 아주머니들이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승강장으로 오는 모습들이 눈에 선한데 이제는 그런것들이
기억저편으로 사리지고 있으니 말이다.
#2. 아산시에서 순천향대학 방향으로 국도를 가다보면 장항선 선로위로 육교가 있는데 이를 넘자마자 우측으로 아파트사이로 신창으로 가는
지방도로가 보인다...
신창은 전형적인 시골동네치고는 규모가 있어보이나 여기에 있는 신창역은 그만 폐쇄가 된 상태이고 역 정면에서 입구는 거의 봉쇄된 상태였다.
동네를 거의 벗어날 즈음 건널목이보이고 여기서 신창역 구내가 보이는데 열차를 확인하고는 천천히 구내로 들어가 본다.
#3. 폐역을 다니다 보면 느끼는 점인데 부본선은 온통 풀밭이고 자연화 된 모습이 나는 보기좋지만 어쩐지 쓸쓸함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갈림길에서 풀밭사이로 사라지는 철길의 모습도 그렇고 녹쓴 상태로 버려져 있는 수동식 선로를 분리하는 시설물도 간이역다운 모습들이지만
이곳의 모습 또한 오래가지는 않을듯 싶다...
언젠가 버려질 폐침목들만 잔뜩 역마당에 쌓여져 있고 문을꼭 잠긴채로 운명의 나날을 맞이하는 모습이 왜 이리 빗속에 그것을 보아야만 하는
맘속의 씁쓸함이 나는 자꾸 발길을 더디게 만든다.
#4. 단순이 오래되어서 그런것 같지는 않은데 역명판의 새겨져 있는 글씨들은 누가 지운듯 싶다.
벌써 쓸모가 없다는 것인가?
조금이라도 예스러운 모습으로 이곳에 있게끔 도와주면 안되는 걸까?
지켜주는 사람이 없다고 그저 쓸모없는 존재로만 낙인이 찍혀 지나가는 사람의 손에 하나둘씩 훼손되어지는 모습들이 가슴에 아프게 다가온다.
#5. 신창역 구내로 들어오면서 많은 기억들이 떠오른다.
오래전에 하루에 왕복 한번씩 운행하는 비둘기 열차가 있었는데 광천 외갓집에서 오후15:30분쯤에 열차를 타 신창역에서 열차 교행때문에 정차했는데
상행 무궁화 열차는 등급이 높기때문에 먼저 보내고 한참 정차한 뒤에 천천히 출발했던 기억이 난다.
비는 내리지만 터벅터벅 아무도 없을 역 구내로 찾아가는 발길은 그다지는 빠르지는 않다.
역 구내로 들어오면서 학성역 방향으로 본다.. 선로는 역을 빠져나가 건널목을 지나치면서 좌측으로 급커브를 돈다.
#6. 승강장은 아스팔트로 매끄럽게 포장이 되어있어서 풀의 침입을 막을 수 있겠지만 과연 승강장위의 가로등은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
확인해고픈 생각이 드는데 그 시간까지 여기에 있는것은 나의 엄청난 인내심을 요구 할 뿐... 아산역(온양온천역)으로 눈길을 돌려본다.
지금은 정차하지 않는 혹시 교행을 하면 몰라도. 정지판이 눈에 보인다. 철길은 좌측의 주본선을 중심으로 좌측으로 구비를 돌아 한참을 간후에
합쳐진다. 즉 승강장구내만 직선이고 양쪽을 벗어나자마자 장항선 특유의 곡선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7. 누군가를 반기는 것일까? 선로 침목사이로 쏙 내민 나팔꽃이 빗속에 눈에 띄인다.
비가와서 젖어있는것들이 내뿜는 짙은 색에서 짙은 핑크빛으로 다가오는 유혹의 물체때문에 나는 더 이상 가지 못하고 그 모습을 렌즈에 담는것으로
유혹에 응했지만 말이다.
#8. 신창면 동네로 들어오는 중 육교에서 본 장항선 선로의 모습이다.
신창역을 벗어난 장항선 선로는 좌측의 주본선에 우측의 부본선이 합쳐서 아산방향으로 간다.
시골동네에 가면 운 좋게 이런 멋진 풍경을 자주 만나게 된다. 나의 생각이지만 선로의 모습은 약간 윗쪽에서 보면 더 멋있다.
곡선, 직선 또한 서로간의 합쳐져지는 모습. 분리되는 모습들이 확연하게 드러나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사진을 찍을때 이런 것에 초점을 두고 찍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독특함이라 할까?